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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림의 HR Story멋진 어른

김미림|매일경제 교육센터 책임연구원
김미림컬럼니스트

얼마 전 아침이었습니다.

모닝 커피를 사러 회사 근처 커피숍을 방문했습니다.

 

아침에 가면 항상 뵙는 어머니 한 분이 계십니다.

옷차림도 과하지 않으면서 센스가 있으시고, 손에 들고 계신 자동차 키와 목에 걸린 블루투스 이어폰이 멋있어 보이는 그런 분입니다.

 

그런데, 이날 종업원이 뜨거운 커피를 전달하다가 뚜껑이 열려 커피가 어머님께로 쏟아졌습니다.

종업원의 실수로 이 상황이 생겼는데, 어머님의 반응이 정말 의외였습니다.

 

종업원은 바로 죄송합니다. 다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으나

커피가 쏟아져 줄줄 흐르고 있는 데스크 밖으로 나올 생각은 없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 어머님께서는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바로 냅킨을 가져와 주변을 닦으셨습니다.

그러더니 또 냅킨을 가져와 커피가 쏟긴 곳 전체를 닦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은 바닥으로 흘러내려간 커피까지 쪼그려 앉아 싹싹 다 닦으셨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제 마음에 아주 큰 동요가 생겼습니다.

 

종업원의 실수였고, 당연히 종업원이 처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화를 내기는커녕 쪼그리고 앉아 바닥까지 다 닦고, 쿨하게 새로 나온 커피를 받아서 가는 어머님의 그 모습이 너무너무 멋져 보이는 겁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하대하고,

상사라고 무리한 거 지시하고,

갑질하고,

이 모든 걸 당연시 하는 어른들을 너무나 많이 봐 왔기에

진정한 어른은 정말 없다고 생각하는 요즘이었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커피 흐른 걸 좀 닦았을 뿐인데,

저에게 그 모습은 빛이 나는 진정한 어른을 보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종업원이 좀 실수했다고,

아래 직원이 잘못했다고,

내가 나이가 많다고,

내가 갑이라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닌 지 생각해보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멋진 옷을 입고, 화려하게 치장한다고 멋있는 게 아니구나!

그 사람의 행동, 태도, 말투가 진정 그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겸손해 지려고 합니다.

고개를 숙이려고 합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고 오만한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 지 반성하려고 합니다.

 

어른이라고 하기엔 부끄럽고 모자란 게 너무 많지만,

먼저, 제 아이, 부모님, 남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 ,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저의 행동 하나, 말투 하나가 누군가에게 자극이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커피숍 단골 어머님의 작은 행동이 저를 변화하게 했듯이,

제가 저희 가족과 주변 지인들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저 자신부터 진정한 어른이 되는 연습을 시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