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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엽의 교육이야기마흔의 미움

최종엽|잡솔루션코리아 대표이사
최종엽컬럼니스트

마흔

 

미국 대통령이었던 링컨은 비서관으로부터 한 인물을 추천 받고, 그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이 40이 넘으면 누구나 그에 합당한 얼굴을 갖게 된다.’ 어렸을 때는 부모가 준 얼굴로 살지만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얼굴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나이 40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공자는 나이 마흔을 세상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불혹(不惑)이라 했고, 맹자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 부동심(不動心)이라 했다. 
 

독일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당나귀, 개, 원숭이, 인간에게 공평하게 30년의 수명을 주었으나 당나귀, 개, 원숭이는 수명이 너무 길으니 줄여 달라고 했고, 인간은 너무 짧다며 늘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신은 당나귀는 12년, 개는 18년, 원숭이는 20년으로 줄여주고, 남는 수명을 모두 더해 인간에게 주어 70세까지 살게 되었다. 그래서 인간은 30년은 사람처럼 살다 다음 18년은 당나귀, 다음 12년은 개, 마지막 10년은 원숭이처럼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무거운 짐을 숙명처럼 지고 걸어야 하는 당나귀의 삶이 마흔인 것이다.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며 살아야 하는 삶이 마흔인 것이다. 세상의 그 어떤 유혹에도 빠지지 말아야 할 마흔인 것이다. 그게 마흔이라는 것이다.

 

직장인 나이 40이면 보통 차장 직급에 해당된다. 빠르면 차 부장, 늦으면 과 차장 직급이 40대다. 숨죽이는 직급의 이름 차장. 더 이상 올라가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머물러 있기는 더욱 어려운 애매한 이름의 직급 차장.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절대 절명의 나이가 마흔인 것이다.

 

年四十而見惡焉其終也已(연사십이견오언기종야이)
나이(年) 마흔(四十)이 되어서도 미움(惡)을 받는다면(見) 그것(其)은 이미(已) 끝난(終) 것이다. 논어(論語) 양화(陽貨)편 제26장에 나오는 말이다.

 

미움

 

인생을 만족하는 사람보다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확실히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 40대의 불만족이 높다는 조사는 쉽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연령대별 만족도 조사에서 40대가 우위를 차지한 경우는 거의 없다. 힘들다고는 하지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는 20대에게도 밀리고, 삶의 만족감이 조금씩 높게 나타나는 70대에게도 밀린다. 40대 중반은 만족도에서 매번 바닥을 친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쉴 수도 없는 당나귀 신세로 살아가는 40대가 설상가상으로 미움을 받는다. 타인에게 미움을 받고 자신에게까지 미움을 받는다.

 

그 첫 번째가 타인으로부터의 미움이다.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말하는 사람, 아래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욕하는 사람, 용맹하기는 하되 예의가 없는 사람, 과감하지만 하고 앞뒤가 꽉 막힌 사람’ 을 공자(孔子)는 미움을 받는 사람의 유형으로 밝혔는데 오늘날과 그리 틀려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말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이시대의 적지 않은 직장인이 바로 그들이다. 늘 윗사람을 밥 먹듯이 씹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또한 머지않아 다른 사람들의 밥이 된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예의 없이 나대는 사람도 또한 우리 주면에는 많다. 언제까지 나댈 수 있을지 뻔히 알고 있지만 고치질 못한다. 모두 미움의 대상인 사람들이다.


직장생활을 어렵게 하는 8할 이상이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꿈이 없어 비전이 없어 미래가 불투명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매일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상사의 꼴에 심사가 뒤틀리는 것이다. 미움 덩어리 상사나 동료 때문에 출근하기가 싫어지는 것이고 하루하루가 지옥인 것이다. 사람이 싫으니 일도 점차 싫어지고, 그 속에서 자신의 경력도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미움은 다른 곳에 있다.

나이 40이 되어서 미움을 받는 두 번째는 자기 스스로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다.

 

아직 조직에서 밀려나진 않았지만 구조조정을 걱정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볼 때, 나이 사십에 그 어떤 독특한 브랜드나 특기도 없는 직장인인 자신을 바라볼 때, 일요일이면 잠으로 하루를 다보내도 월요일이면 또 쉬고 싶은 깊은 갈증을 느끼는 자신을 바라볼 때, 한 달이 지나도 책 한 권 읽지 못하는 자신을 바라볼 때 사람들은 자신을 미워한다.

 

20-30대는 마흔을 상상한다. ‘ 아이들은 학교를 잘 다니고 있을 것이고, 30평대 아파트에 중형세단, 더 이상 미래준비에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듯 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직장생활은 접는다면, 어려서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여유 있게 시작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가족 여행을 떠나고, 해가 바뀔 때마다 해외여행을 다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그런 부모가 되어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어어’ 하는 사이에 마흔은 훌쩍 지나가게 된다. 어느 것 하나 이룸 없이 어느 꿈 하나 제대로 잡은 것 없이 시간만 흘러갔음을 느끼게 된다. 그것이 미움이 되어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회한이 되어 밀려든다. 마흔이 되기 전 그토록 많은 시간의 기회가 있었지만 현실을 되돌아보면, 10년 전과 비교해 전혀 변화가 없는 지지부진한 연속이었음에 스스로 미워지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미국의 유명한 작가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20년 후 당신은 저지를 일보다 저지르지 않은 일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대 밧줄을 풀고 안전한 항구를 벗어나 항해를 떠나라. 돛에 무역풍을 가득 담고 탐험하고, 꿈꾸며, 발견하라.’